여주시사

국채보상운동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이는 경기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각 군에서 보상소 설립과 설립취지서가 발표되었고 주민들은 리(里)와 동(洞) 단위로 성금을 모아 의연금 수납처로 송금하였다. 이러한 의연활동에는 직위와 신분에 관계없이 각계각층이 망라되어 있어 국채보상에 대한 경기도민의 애국애족의 의지를 짐작하게 한다.

당시 여주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였다.

단연단음(斷煙斷飮)하여 국채보상에 참여하자는 내용의 국채보상권고문을 원용한, 한호석의 이름으로 1907년 6월 11일자 신문에 게재하였는바 그 전문은 다음과 같다.

驪州郡國債報償勸告文

現我大韓에心憂가莫大於外債而於今에日本의對債額一千三百万圓償還方略을以國民義務로 京鄕各處의惑有斷烟同胞며惑有斷酒同胞야期於報償同盟으로大義가聲振我大韓天地거惟獨我郡境內則尙於夢中世界야姑未見一人奮發於此기에所以로以若蔑識本人等이勵精奮起야玆以廣告趣旨則我大韓興復之基礎에一大精神機關也라無論男女老少고多數勿拘而隨力捐助와脫皮外債則國家의興復과獨立의鞏固가在此一擧오니豈非我同胞에幸甚이며國家의幸甚哉아公衆同胞此趣旨의同志심을務望홈. 報償의方略을左에略言엿삼니다 大略每日每戶의烟草代金을以普通例算으로計야銅貨三錢式假定면每戶일朔에計금이九십錢이오일年에舊貨십圓八십錢이오니本郡십六面九구戶에一年 統計면合代금이九萬七千二百圓의 達오며酒用費을本郡九千戶의人口를每戶의四名成例算면台口가萬六千名이오其中에婦人으로折半一万八千口을除하고一萬八千口內에幼稚로折半九千口除고又健在七千口內셔도 不飮人으로四千五百口제하고보니其實이四千五百口아마飮人되계시니每人每日에濁酒三盃가銅貨六錢式計算면每人每朔에一圓八십錢이오. 一年에二십一兩六십錢이오니以四千五百口로一年을統計면○○○○○○千二百圓이니오잇가. 又陳圓條로言면衣之食之外에全히痛斷增浪費에耗金額이오니伏願全境同胞一齊히消烟斷飮하此와巨欸의금額을國債報償所의 充納시기을千万爲希이다

元容漢 韓虎錫

권고문의 제목처럼 우선 여주 군민의 대동참여를 촉구함과 더불어 그 취지를 경향 각지인들에게도 적극 동참을 권하고 있는바 구체적인 실천요령은 역시 단연, 단음이며 그것을 구체적인 참여예상자와 구체적인 예상액까지를 산출하면서 국채보상에 참여함으로써 구국에 동참할 것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한편 여흥학교 교사와 학동 등이 성금을 모아 중앙에 기탁하기도 했다.1)

또한 여성종교계에서도 적극 참여하였는데 여주군 흔바위의 기독교 신앙여성들2)은 개인이 아닌 단체 성격을 띠고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여 지도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다음 세대 여성운동 주도층의 변화를 초래하는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의연금 모집형태는 대개 개인이 직접 중앙에 의연금을 보내기보다는 리나 동 단위로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송금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대한매일신보 광고란에 부록으로 게재된 기탁자 명단을 보면 각계각층이 망라되어 있고, 모금횟수도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에 걸쳐 모금했음을 알 수 있다.

참여자도 학교와 학생, 각 지방에 설립되어 있던 계몽단체 지회, 종교계, 여성계, 상인단체, 심지어 문중의 이름 등 직업의 구별이나 빈부에 관계없이 국권회복의 대의 앞에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약 1년 6개월간 지속된 국채보상운동은 경향 각지, 각계각층을 망라한 전국 규모의 범국민운동이었다. 비록 통감부의 탄압과 방해공작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지만 외채상환을 통해 국권을 회복하겠다는 전국민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준 국권회복운동이었다. 여기에 여주지역 주민들도 적극 동참하는 애국심을 불태웠던 혁혁한 자취가 풋풋하게 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