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전시관
- 복사
-
모바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이 페이지로 바로 접속 할 수있습니다.
홍연자 개인전 <흙의 이야기 속으로 Into the Earth Stories>
- 전시기간 2022-09-23 ~ 2022-10-16
- 전시장소 여주도자문화센터
- 전시작가 홍연자
전시내용
홍연자, 흙의 이야기 속으로
작가가 온 힘을 기울여 어렵사리 빚어낸 작품은 또 다른 나 혹은 자식과도 같은 의미라 할지라도 온전히 창작자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작품을 바라보는 타자의 감상이 관여하게 되면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미와 감정으로 해석되며 그로 인해 독립성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와 작품이 완전히 분리되고 독자적인 것은 아니다.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무의식을 심층의 진실로 모델화한 것처럼 은연중에 작가의 삶 혹은 사상, 강렬한 목적이 작품에 투영되고 이를 접하는 이도 어렴풋이나마 동조하기 때문이다. 작품에 종교적 신념과 삶을 반영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다니던 학교를 관두고 이른 나이에 결혼을 선택했던 작가는 창작자로서의 꿈을 수십 년간 놓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는 삶 속에서도 잠시 뒤로 밀어놓았을 뿐 결코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중년에 이르러 아이는 손을 타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되었고, 군인이었기에 전국을 돌아야 했던 남편은 서울에 정착했다. 작가는 백석대학교 미술대학으로 홀연히 복귀했다. 마치 당연히 그래야 했던 것처럼.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는 크게 두 가지의 주요한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바로 종교와 조형성이다. 독실한 종교인인 작가에게 종교는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인 동시에 영감의 원천이기도 했다. 기독교 회화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이다. 대학에서 만난 이미애 교수는 종교와 예술의 접점을 모색하는 작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조금씩 견고한 자아를 구축하고 종교적 믿음을 형상화하는 법을 익혀나갔다. 그리고 이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진학으로 이어졌다. 중앙여고를 다니던 무렵 오며 가며 마주한 홍익대학교는 작가에게는 꼭 다녀보고 싶은 학교이기도 했다. 자녀뻘의 동기들 사이에서도 작가는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 미루고 애써 감출 수밖에 없었던 예술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한 것이었다.
작가는 평면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작가의 서양화 작품 역시 완전하지는 않지만, 조형성과 입체성을 띤다. 평편한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왠지 지루하고 고루한 일이라고 느낀 작가의 연구는 캔버스를 찢은 후 그림을 그리거나, 캔버스를 뒤집은 후 패널을 덧대 입체적 두 면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 역시 ‘추상성으로 표현된 음각 형상의 우산 이미지’이다. 여기서 작가와 도자의 접점이 발생한다. 도자 전시를 보러 가는 것이 퍽 즐거웠고, 해외여행에서 도자 작품을 마주하면 한두 점이라도 사들였다는 작가는 흙의 자유로운 물성과 완연한 입체성, 소성 결과물의 변화무쌍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입체는 작가가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목적인 동시에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런 작가에게 2020년은 변곡점과 같은 한 해였다. 타지에 정착한 동생의 집들이 겸 찾게 된 여주는 지천에 도자기 공방이 즐비했다. 자주 여주를 찾아 동네를 산책하면서 공방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하지만 생업에 바쁜 이들은 쉬이 곁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덕산방을 운영하는 홍순복 작가를 만나 작가의 작품에 매료되어 수강생으로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껏 도자기를 빚고 있다. 흙으로 작품을 빚어내는 과정은 입체, 조형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 주는 동시에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빚어 코에 숨을 불어 넣어 생명을 선사한 것처럼 충만하고도 숭고한 업이라고 느껴졌다. 붓을 내려놓고 흙을 만지기 위해 여주에 집과 작업실, 가마까지 마련한 작가는 오늘도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신앙에 대한 믿음, 입체적 창조물을 구현하는 즐거움, 흙의 촉각성 그리고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과의 소통과 동반은 뒤르켐(David Emile Durkheim)이나 프로이트의 절대적 상실과 압도적인 무기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 안준형 여주시청 주무관, 문화행정가
작가가 온 힘을 기울여 어렵사리 빚어낸 작품은 또 다른 나 혹은 자식과도 같은 의미라 할지라도 온전히 창작자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작품을 바라보는 타자의 감상이 관여하게 되면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미와 감정으로 해석되며 그로 인해 독립성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와 작품이 완전히 분리되고 독자적인 것은 아니다.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무의식을 심층의 진실로 모델화한 것처럼 은연중에 작가의 삶 혹은 사상, 강렬한 목적이 작품에 투영되고 이를 접하는 이도 어렴풋이나마 동조하기 때문이다. 작품에 종교적 신념과 삶을 반영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다니던 학교를 관두고 이른 나이에 결혼을 선택했던 작가는 창작자로서의 꿈을 수십 년간 놓치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는 삶 속에서도 잠시 뒤로 밀어놓았을 뿐 결코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중년에 이르러 아이는 손을 타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되었고, 군인이었기에 전국을 돌아야 했던 남편은 서울에 정착했다. 작가는 백석대학교 미술대학으로 홀연히 복귀했다. 마치 당연히 그래야 했던 것처럼.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는 크게 두 가지의 주요한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바로 종교와 조형성이다. 독실한 종교인인 작가에게 종교는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인 동시에 영감의 원천이기도 했다. 기독교 회화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이다. 대학에서 만난 이미애 교수는 종교와 예술의 접점을 모색하는 작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조금씩 견고한 자아를 구축하고 종교적 믿음을 형상화하는 법을 익혀나갔다. 그리고 이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진학으로 이어졌다. 중앙여고를 다니던 무렵 오며 가며 마주한 홍익대학교는 작가에게는 꼭 다녀보고 싶은 학교이기도 했다. 자녀뻘의 동기들 사이에서도 작가는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 미루고 애써 감출 수밖에 없었던 예술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한 것이었다.
작가는 평면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작가의 서양화 작품 역시 완전하지는 않지만, 조형성과 입체성을 띤다. 평편한 평면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왠지 지루하고 고루한 일이라고 느낀 작가의 연구는 캔버스를 찢은 후 그림을 그리거나, 캔버스를 뒤집은 후 패널을 덧대 입체적 두 면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 역시 ‘추상성으로 표현된 음각 형상의 우산 이미지’이다. 여기서 작가와 도자의 접점이 발생한다. 도자 전시를 보러 가는 것이 퍽 즐거웠고, 해외여행에서 도자 작품을 마주하면 한두 점이라도 사들였다는 작가는 흙의 자유로운 물성과 완연한 입체성, 소성 결과물의 변화무쌍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입체는 작가가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목적인 동시에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런 작가에게 2020년은 변곡점과 같은 한 해였다. 타지에 정착한 동생의 집들이 겸 찾게 된 여주는 지천에 도자기 공방이 즐비했다. 자주 여주를 찾아 동네를 산책하면서 공방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하지만 생업에 바쁜 이들은 쉬이 곁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덕산방을 운영하는 홍순복 작가를 만나 작가의 작품에 매료되어 수강생으로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껏 도자기를 빚고 있다. 흙으로 작품을 빚어내는 과정은 입체, 조형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 주는 동시에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빚어 코에 숨을 불어 넣어 생명을 선사한 것처럼 충만하고도 숭고한 업이라고 느껴졌다. 붓을 내려놓고 흙을 만지기 위해 여주에 집과 작업실, 가마까지 마련한 작가는 오늘도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신앙에 대한 믿음, 입체적 창조물을 구현하는 즐거움, 흙의 촉각성 그리고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과의 소통과 동반은 뒤르켐(David Emile Durkheim)이나 프로이트의 절대적 상실과 압도적인 무기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 안준형 여주시청 주무관, 문화행정가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담당자 정보
- 담당부서 관광체육과
- 연락처 031-887-3572
- 최종수정일 2023.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