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을 제석(除夕), 제야(除夜), 세제(歲除)라 한다. 이날은 1년 중에 있었던 모든 일의 끝맺음을 하는 날이므로 그해의 모든 빚을 청산한다. 그래서 빚을 갚고 또 빚을 받으러 다니는데, 만일 이때 청산하지 못한 빚이 있으면 정월 보름까지는 갚지 않고 또 갚으라고 독촉을 하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이날은 속칭 ‘작은설’ 또는 ‘까치설’이라고 하며, 설날 차례를 지내기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이날 친척 어른들을 찾아 묵은세배[舊歲拜]를 하느라고 초저녁부터 밤중까지 등불이 줄을 잇는다. 금사면 하호리 윤갑순(여, 79세)은 옛날에 집에 묵은세배 온다고 하면 찌개를 가득 끓여서 화로에 올려놓고 다식도 대박으로 하나씩 해서 아이들이 세배 오면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