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6월이면 봉선화가 활짝 피어 아이들이 손톱에 붉은 물을 들인다. 봉선화 잎을 따서 백반과 함께 넣고 찧은 다음 손톱 위에 얹고 봉선화 잎을 대고 싸서 실로 동여매고 하룻밤을 지낸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풀어보면 손톱에 빨갛게 물이 들어 있다. 이렇게 봉선화로 물들이는 것은 빨간 빛으로 잡귀를 쫓는다는 주술적 의미에서 비롯된 풍습인 듯하다.
요즘에도 시골집 마당 한편에 자리한 봉선화를 쉽게 볼 수 있고, 도시에서도 화분에 봉선화 한 포기 심어놓았다가 붉게 핀 꽃잎으로 손톱에 물들이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엄마와 아이들이 서로 도와가며 하는 정겨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손톱에 들인 물이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소박하고 낭만적인 생각을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