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 사는 김생(金生)의 집에 막손이란 종이 있었다. 김생은 도망한 종들을 해서(海西 : 황해도)로 쫓아가서 배반한 종의 괴수 몇 명을 조사하여 처벌하고 돌아오는 중이었는데, 이때 한 흉악한 종이 단검을 품고 쫓아와 김생을 범하려 하였다. 이에 막손은 즉시 그 주인을 잡아 말에서 끌어내리고는 목을 누르고 등을 밟으며 흉악한 종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이놈은 나의 원수인데 네가 이제 이 놈을 죽이려고 하니, 이는 내가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이다.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싶으니, 부디 나에게 칼을 빌려 달라” 하였다. 흉악한 종이 기뻐하며 칼을 주자, 막손은 칼날을 되돌려 그 종의 목을 베고 주인을 받들어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동양문화총서』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