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층민중의 성년의식은 특별한 형식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성인의식으로 인정할 만한 ‘들독들기’란 관습이 전한다. 들독들기란 마을의 정자나무나 마을사람들이 모여 쉬는 공터에 있는 50~100kg 정도의 들독을 신체의 어느 위치까지 들어올리는가를 보는 것으로, 대개 들독을 못 드는 경우, 발목까지 드는 경우, 무릎까지 드는 경우, 배꼽까지 드는 경우, 가슴까지 드는 경우, 들어 올리거나 등 뒤로 넘기는 경우로 나누었다.
사실 들독들기는 장년층·청소년들의 힘을 시험하는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보편적인 성인의식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고 형식과 방법 면에서 일차원적인 힘의 과시만 보여지는 원시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들독들기를 통한 힘의 평가는 농경이 중심을 이루던 사회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이 성인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는지의 평가기준이 되어 노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었고, 청소년의 성인화와 통하는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