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일제는 한반도의 지배를 본격화하며 제국주의적 착취를 강화하였다. 이에 따라 조선의 자본주의 발전과정은 왜곡되었고, 계급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결국, 식민지경제의 수탈구조 속에서 증폭된 민족내부의 갈등은 이후 민족분단의 한 원인이 되었다. 해방 후 통일민주국가의 수립을 위해서는 식민지 사회경제상의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한 민주개혁과 민족적·민주적 세력의 통일전선이 절실했다. 그러나 이렇듯 식민지 아래에서 확인·심화된 계급적 견해차는 냉전(冷戰)의 시작이라는 외부조건과 맞물리며 이 과제의 해결을 가로막았다. 분단의 양상은 새로운 사회에 관한 구상을 근본적으로 달리하는 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로 나타났고, 1948년 남북한 각각의 단독 정부가 수립되면서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단독 정부가 수립된 지 약 2년 만인 1950년 6월, 한반도 내의 두 체제간 갈등은 전쟁으로 표출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