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황학산 수목원

숲의 향기 가득한 여주 황학산 수목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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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행길에 얻은 보물
작성자 최정곤 작성일 2021-08-06 조회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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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보면 보물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여주 황학산 수목원이었다. 그저 수목원이라 시원할 것 같아 선택했다. 그런데 입구부터 달랐다. 입장료가 없었다. 우리 부부가 지금까지 다녔던 수목원은 대부분 입장료가 일인당 1만 원쯤 했었다. 횡재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정작 횡재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식물도 스스로 생존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여기서는 식물이 자라는 데 도움을 빙자한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멋진 노(老)신사 교육사님 말씀이다. 그분을 만난 것도 행운이었다. 여름 한낮 뙤약볕 아래 꽃을 찍는 분!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그곳이 보물을 간직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뜻도 한 번 더 새기게 되었다.
그곳은 멸종 위기 식물을 연구하고 보존하려고 애쓴 노력이 쌓여 있는 곳이었다. 쌓되 쌓인 흔적이 없는 마치 천천히 내린 눈이 쌓여 어느 듯 온 들판을 하얗게 물들인 것 같은 곳이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가 찍어 둔 꽃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연신 감탄했다. 우산을 일산으로 바꿔 쓰고 있는 나는 비 오듯 땀을 흘리는데 볕 아래서 열정을 다해 설명하는 그는 땀도 흘리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꽃가루 사진을 전시한 곳이었다. 태어나 처음 본 것이었다. 그의 설명이 아니었으면 곤충의 알을 사진 찍은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가 설명한 ‘멸종위기 식물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했던 곳이다.
덤으로 우리는 인간의 무늬를 읽었다. 그것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었고, 걸어간 길이기도 했다. 그랬다. 그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노력이 만들어낸 자취가 모인 것이었다. 숲은 저절로 우거지겠지만 그곳에 마음과 손이 만들어낸 음은 마침내 화음을 만들고 있었다. “어찌 금계국을 탓할 수 있겠소. 그들이 소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뿐입니다. 그러면 그도 알맞은 곳에 정착하게 될 것입니다.” 노 교육사가 한 말이다. 끝내 조급한 마음으로 들끓는 나를 보고 한 말이었다. 식물도 소통을 해야 함께 살 수 있다는 얘기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곳은 작은 손길이 오랜 기다림으로 만들어낸 문양이 빛나고 있음에도 나는 그것을 보지 못했던것이다.
‘삶은 질문이다. 그 답은 우리가 어떻게 사는가에 있다.’ 게리 켈러가 한 말이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매 순간 선택을 하면서 헤쳐 나갈 뿐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이고 목적이다. 그 속에서 걸어갈 목표를 찾고, 그 길 위에서 그 나름의 자취를 남기는 것이 삶이다. 그것이 한 인간의 질문이고, 삶이다. 그래서 누구도 중심이 될 수 없다. 단지 모두가 그 자리에서 한 질문에 답인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렇게 그가 살아낸 흔적은 다른 흔적과 어울려 새로운 무늬가 되는 것이다. 단지 누구도 그것을 생각하며 살지 않을 뿐이다.
수목원에서 본 식물은 모두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도 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푸른 것만 있어도, 멸종위기나 희귀종만 있어서야 아름답지 못하겠지요.”라고 얘기하는 교육사의 말에 또 한 번 깨달았다. 그렇다. 모두가 함께 사는 곳은 모두가 다른 능력,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것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 공자님의 말씀이다. 똑같은 나무만 심겨있는 묘목장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다. 인간 삶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똑같아지기를 바라는 어리석음이란.
그러고 보니 여름 한낮 뜨거운 열기도 그 자리에서 제 몫을 하고 있었다. 식물은 덕분에 에너지를 왕성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광합성 말이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제 자리에서 그에 맞춰 살아가는 그 생명들이 순간 한없이 위대해 보였다. 모든 것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스스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멸종 위기 식물, 도움도 간섭이라 여기고 묵묵히 기다리며 제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있는 곳. 그곳은 그 자체로 보물이었다. 비록 우리는 뜨거운 염천에 땀으로 목욕을 했지만 마음은 개운했다. 그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든 그 숲을 보면서 나는 함께 만들어내는 미(美의) 원리를 보았다. 더불어 무엇이 보물인지도 알게 되었다.
자유게시판 답변
답변제목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담당부서 수목원팀 담당자 유인우 답변일 2021-08-10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저희가 가꾸는 수목원에서 이렇게 좋은 의미를 찾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저도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생활에 적응해 일상에서 아무 의미없이 지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비록 작은 톱니바퀴일지는 모르지만 운영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속이라고 생각하고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멸종위기 식물은 아니지만 한여름에 그들에 도움되는 소나기라도 되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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