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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괄에 얽힌 전설

조선시대 역사의 일면을 보면 인조반정이란 것이 있다. 그런데 인조반정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이괄이고, 이괄 하면 난(亂)이라는 말이 떠오를 것이다. 역사를 잘 아는 사람들이야 광해군 때부터 인조반정을 거쳐 이괄의 난과 정묘호란까지 이어지는 것을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살펴보기로 한다.

인조반정은 1623년 서인(西人)파인 이귀·김유·김자점·이괄 등이 주동이 되어 폭정을 일삼는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인조 임금을 옹립한 것을 말한다.

인조반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괄은 공신책록 때 1등 수훈을 세우고도 2등으로 밀려나자 속으로 반감을 사고 원한을 품었다. 반정이 있고 난 다음 해에 난을 일으키니 도성 안의 백성들은 모두 피난을 가고 임금과 신하들도 모두 도망치다시피 공주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이괄도 처음에는 성공을 하는 듯 하다가 장만(張晩)이 이끄는 관군에게 패하여 죽고 말았다. 이괄이 태어난 해는 1587년(선조 20),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다섯 해 전이다. 그가 성장할 시기는 임진왜란이 한창이었고 나이가 들면서 글 공부를 하니 문장과 글씨가 뛰어나 그를 보고 모두들 크게 성공할 인물로 보아왔다. 그러나 그는 문관으로의 길을 가지 않고 무관으로 나가 인조반정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후 한성부윤을 거쳐 평안병사 겸 부원수로 압록강변의 국경수비를 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친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부친은 유언을 남기겠다며 가족들을 모두 방으로 모이게 했다. 저녁이 되자 식구들이 모두 모였는데 유언을 하겠다던 부친은 무슨 이유인지 아들들만 방에 남게 하고 여자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게 하였다.

부친은 유언을 하였는데, 자기가 죽으면 죽은 몸을 산에다 토장(土葬)을 하지 말고 동네 한가운데 마을 사람들이 먹는 우물 속에다 장사를 치르되 돌을 매어 달아 집어넣어 바로 세워서 수장(水葬)을 하라는 것이었다. 마을에는 사람들이 눈치 채지 않도록 가시신(假屍身)을 만들어 상여를 메고 산에다가 묘를 쓰는 것처럼 하라고 자세히 이르고 눈을 감았다.

이괄의 부친이 이런 유언을 한 것은 자신이 유명한 술사(術士)인 데다 동네 우물이 수장지로서는 대명당이었기 때문이다.

부친의 유언을 들은 이괄과 형제들이 기겁을 하여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부친의 유언이니 그대로 따르기로 하고 장례를 끝냈다. 부친의 장례를 마친 이괄은 모든 것을 숨긴 채 다시 임지로 돌아갔다가 다음해 소상일(小祥日) 제사를 지내고 다시 다른 임지로 돌아다니니 어느덧 두 해가 지나 대상일(大祥日)이 돌아왔다.

마침내 일이 터지고 말았다. 집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려고 준비를 하던 중에 그만 대판 싸움이 벌어졌다. 무슨 이유로 싸우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아들들과 며느리들이 문상객이 모인 앞에서 머리채까지 휘어잡고 싸우는 것이었다. 이런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별안간 큰며느리가 악을 쓰며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 죽은 사람을 산에 묻지 않고 수십 가구가 먹는 공동 우물 속에 집어넣었다고 말한 것이다.

며느리가 떠들어댄 말이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 앞에 펴지자 순식간에 소동이 일어났다. 웅성거리던 사람들이 모든 것을 팽개치고 우물가로 몰려가 물을 퍼내기 시작했는데 횃불이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한밤중이 되자 드디어 우물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별안간 우물 밑바닥 한쪽 구석에서 용의 모양이 다 된 이무기 한 마리가 기어나오는 것이었다. 물을 푸던 장정은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리고, 마을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을 쳤다 한다.

일이 이렇게 되니 난처한 것은 이괄이었다. 꿈속에 부친이 하는 말이, “이번 삼년상이 지나면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여 너도 크게 출세를 하게 되거늘, 중족(中足 : 남자 생식기)이 없는 여자들 때문에 모든 것이 다 틀렸다. 그러나 다시 한 번의 기회는 있으니 서둘러라.” 하고는 어느 곳 강가 풀숲에 가면 대망(大蟒 : 이무기)이 있는데 그 이무기는 우물 속에서 나온 것으로 그게 바로 아비이니 다시 장사를 지내달라는 것이었다. 단, 이번에는 어느 강가 야산에다가 묻되 머리를 산 쪽으로 향하지 말고 강 쪽으로 해서 묻으라고 주의를 주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난 이괄이 급히 그곳을 찾아 달려가니 멀지 않은 곳에 과연 큼지막한 구렁이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구렁이는 이괄이 가까이 다가가자 꼬리를 치며 반가워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현몽을 받은 이괄은 이번에는 아무도 모르게 형제들과 가까운 친지 남자들만 모여서 장례를 치렀다. 그런데 낮이 아닌 밤중에 다른 사람들 몰래 급히 하느라고 아버지의 부탁인, 머리를 강 쪽으로 두는 것을 잊었다.

그 후 이괄이 난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죽었다. 그리고는 당시의 법률에 따라 삼족을 멸하라는 왕명이 떨어지니 가족이 모두 참형을 당한 것은 물론, 이미 세상을 떠난 이괄의 아버지도 부관참시를 위해 묘가 파헤쳐지게 됐다. 명을 받은 군사들과 사람들이 모여들어 묘를 파헤치자 하늘에서는 뇌성벽력과 함께 소나기가 쏟아지며 무덤 속에서 한 마리의 용이 나와 어디론가 도망치려 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 전의 일을 모두 알고 있던 군졸 하나가 화살을 매겨 시위를 당겼다. 소낙비 속에서 강물 속으로 뛰어들려던 용은 방향을 잘못 알고 산 쪽으로 머리를 돌려 날아가다 그만 화살에 맞고 땅으로 떨어졌다 한다.

이상은 풍수에 얽힌 이괄과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만일 그때 이괄의 부친이 용이 되어 승천을 하였다면 이괄의 운명도 바뀌었을 것이라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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