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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귀수의 전설(2)

길 거리엔 대낮부터 술에 취한 무리들이 비틀거리고 있고, 골목에선 난잡한 노래 소리가 들썩거린다. 게다가 눈에 뛰는 것은 쓰레기요, 고기뼈다귀, 생선가시 등이었다. 말로 듣기와는 딴판이었다. 산자수명하고 인심이 알뜰하다는 여주(驪州) 고을, 사람들이 모두 부지런히 일하며 천심에 산다는 말이 잘못 전해진 것이 분명했다. 물론 수려한 산세며 맑은 강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러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들의 그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신관 사또는 수십 년 동안 기녀들이 이 고을의 사내들을 바람내고, 갖은 비극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관 사또는 기녀들을 데리고 뱃놀이를 성대하게 벌였다. 잔치가 한참 무르익자, 기녀들이 탄 배를 향하여 “너희들 가운데 열 사람만 이 배로 부를까 한다. 제일 먼저 이 배로 넘어온 사람순으로 열 사람을 고를 것이다.” 기녀들은 그들이 탄 배 복판을 향해서 사또가 탄 배가 오는 것을 보고 아우성들이었다. 배가 한 발 가량의 거리로 좁혀졌을 때는 모두가 신관 사또의 배로 건너려고 몰려들었는데 그 순간 기생들이 탄 배는 균형을 잃고 전복해버렸다.

그뒤, 이 호수는 비바람이 불 때마다 울었다. 호수가 우는 소리가 아니라 기생들이 울부짖는 소리처럼 들렸다. 장마철이면 이 호면의 풍랑은 기생들이 원한에 사무친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계집귀신들이 원한과 저주의 몸부림으로 잠든 호수, 그 이름을 ‘여귀수’라 하며 일설로는 ‘예계수’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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