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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철의 뺨을 때린 시체

훈련대장(訓鍊大將) 신여철(申汝哲)은 젊은 시절 훈련원(訓鍊院)에서 활 쏘는 연습을 하였다.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훈련도감의 군사가 술에 취하여 그를 보고 욕을 하였다. 신여철은 그 군사를 발로 차서 죽여버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정익공(貞翼公) 이완(李浣)의 집으로 찾아가 뵙기를 청하였다. 이완이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아무개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활터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사온데, 이를 장차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러자 이완이 웃으며 말하였다.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이야. 국법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죽기는 매일반입니다. 조무래기 군사를 죽이고 죽는 것은 대장부가 아니올시다. 차라리 그 대장을 죽이고 죽는 게 어떻겠습니까?”

“자네가 나를 죽이려고?”

“다섯 걸음 안에 공께서 의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완이 웃으며 “조금만 기다리게” 하고는 집사를 불러 이렇게 분부하였다.

“듣자니 군사 하나가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죽은 체하고 누워 있다네. 그자를 붙잡아 메고 와서 곤장을 쳐서 내보내게. 그러면 아무 일 없을 걸세.”

이완은 신여철을 머물게 하고는 말하였다.

“자네는 그릇이 크구만. 앞으로 가까이 지내기로 하세.”

그 뒤로 이완은 신여철을 마치 아들이나 조카처럼 아꼈다.

어느 날 이완이 신여철을 불러,

“내가 아는 사람 집에 전염병이 돌아 식구들이 모두 죽었네. 오늘 밤 자네가 가서 염을 좀 해주게.”

하고 말하자 신여철이 그러겠다고 하였다. 밤이 되어 신여철이 그 집에 가보니 한 방 안에 시체가 다섯 구나 있었다. 광목으로 차례대로 염을 해가다가 세 번째 시체를 염하려고 하는데 그 시체가 벌떡 일어나 신여철의 뺨을 때렸다. 그 바람에 촛불이 꺼지고 말았다. 신여철은 조금도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고 손으로 맞은 뺨을 어루만지며 “어찌 감히 이러느냐?”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자 그 시체가 일어나 앉으며 껄껄 웃는 것이었다. 바로 이완이었다. 신여철의 담력을 시험해보고자 먼저 와서 시체 옆에 누워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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