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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로 보는 여주시사

여주와 경기 판소리 문화

『여주군사』에 판소리를 별도로 기술하는 것은 조선후기에 경기도 여주에서 염계달(廉季達)이라는 위대한 명창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염계달이 위대한 명창이라는 것은 당시 여러 문헌에 그의 이름이 보이고 판소리 ‘팔명창(八名唱)’의 하나로 꼽히었을 뿐 아니라, 그가 새로운 소리제(制)를 개척하여 그의 더늠(작곡한 곡조)이 현행 판소리에 전승되었기 때문이다.

흔히 상식으로는 판소리 명창이 전라도에서만 배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경기도 동편에 위치한 여주에서 그런 대단한 판소리 명창이 배출되었는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지만, 조선후기의 여주를 포함한 경기 남부의 음악 문화를 이해하게 되면 여주에서 그런 대단한 명창이 배출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지금과 달리 조선시대 판소리가 공연되었던 창우집단(倡優集團)의 공연문화 전승지역은 전라도에 한정되지 않고 경기도 남한강의 이남지역,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서남지역에 이르는 매우 넓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지역의 창우집단 공연에서는 연극, 기악, 곡예, 무용의 명인들이 참가하였는데 연극 명인은 주로 판소리를, 기악 명인은 삼현육각(三絃六角) 시나위 및 산조(散調)를, 곡예 명인은 줄타기 및 땅재주를, 무용 명인은 검무(劍舞)와 승무(僧舞)를 공연하였다.

조선후기 창우집단의 공연, 이른바 ‘창우희(倡優戱)’는 궁중 및 관아의 축제, 고을이나 마을의 동제(洞祭), 사가(私家)의 향연(饗宴)에 흔히 공연되었다. 이런 창우희가 발달하면서 경기도에서 많은 명인명창(名人名唱)이 배출된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들을 들자면 다음과 같다.

  • 판소리 명창 : 여주의 염계달, 진위(振威 : 지금의 평택)의 모흥갑(牟興甲), 안산의 이석순(李錫順), 수원의 한송학(韓松鶴), 장호원의 백점봉(白占鳳)
  • 기악(伎樂) 명인 : 평택의 지용구(池龍九)와 지영희(池暎熙), 광주의 이충선(李忠善)과 김광식(金光植)
  • 무용 명인 : 수원의 이동안(李東安), 안성의 김숙자(金淑子)와 강선영(姜仙永) 그리고 수원으로 추정되는 김인호(金仁浩)
  • 줄타기 명인 : 과천의 임상문(林尙文)과 김영철(金永哲), 광주의 김광채(金光彩), 시흥의 이정업(李正業)
  • 땅재주 명인 : 시흥의 김봉업(金奉業)

조선후기의 이 같은 문화적 환경으로 인해서 경기도 여주에서도 판소리 명창 염계달이 배출되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판소리는 전승지역에 따라 음악적 특성이 약간씩 달랐는데 이를 ‘소리제’라 하였으니 경기도 및 충청도에 전승되는 소리제를 ‘중고제’라 이르고, 전라도 동편 및 경상도 서남지역에 전승되는 소리제를 ‘동편제’라 이르고, 전라도 서편지역에 전승되는 소리를 ‘서편제’라 일렀다. 그러므로 염계달·모흥갑·한송학과 같은 경기도 판소리 명창들이 중고제를 전승하면서 우리나라 판소리의 역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것이다. 그러나 근대화 이후로 중고제 판소리는 계승되지 못하였고, 경기도의 판소리 전통도 단절되었으며 그들이 남긴 ‘더늠’만이 현행 판소리에 전승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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