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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

여주시 능서면 번도5리 라용삼의 무가는 라용삼이 소경법사로 앉은거리를 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무경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무경은 법사들이 독경이나 안택 등의 의례를 할 때 읽는 경문이다. 대개 무경은 신통(神統)의 나열, 신병의 결진(結陣), 귀신의 착금(捉擒)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개의 무경은 대부분 한 문구에 토만 단 것으로, 구송만을 들어서는 그 내용을 알 수 없다. 무경은 구전되는 경우도 많지만 문서를 통해 학습하는 경우도 많아 발간된 책자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그 내용이 유사한 경우가 많다. 다만 축원(祝願), 덕담(德談), 해원사(解寃詞) 등의 내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상의 내용과 같이 세부적으로 법사들마다 알고 있는 경문의 수나 내용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이른바 4대 경문이라 하는 ‘옥추경(玉樞經)’, ‘옥갑경(玉甲經)’, ‘기문경(寄門經)’, ‘천지팔양경(天地八陽經)’ 등은 가장 기본적인 경들이다.

다양한 경문은 경문의 내용과 기능에 따라 ‘축사경(逐邪經)’, ‘가신봉안경(家神奉安經)’, ‘축원문(祝願文)’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축사경은 신을 불러 귀신을 물리치거나 잡아없애기 위해 읽는 경문이다. 그 내용은 귀신을 위협하고 꾸짖어 신장(神將)이나 신병(神兵)을 호령하여 신진(神陣)을 치고 귀신을 잡아 처치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옥추경(玉樞經)’이나 ‘옥갑경(玉甲經)’, ‘신장편(神將篇)’, ‘축귀경(逐鬼經)’, ‘팔문대진경(八門大陣經)’, ‘철망경(鐵網經)’, ‘박살경(搏煞經)’, ‘태을보신경(太乙保身經)’, ‘기문경(奇文經)’, ‘육갑주(六甲柱)’, ‘계사(繫辭)’, ‘백화경’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가신봉안경(家神奉安經)’은 성주나 조상 등 집안의 신들을 봉안하는 경문으로, 축사경을 읽기 전과 후에 읽는 경문들이다. ‘성조경(聖祖經)’, ‘조상경(祖上經)’, ‘지신경(地神經)’, ‘조왕경(竈王經)’, ‘제석경(帝釋經)’, ‘삼신경(三神經)’, ‘명당경(名堂經)’, ‘안택경(安宅經)’, ‘부부화합경(夫婦和合經)’, ‘해원경(解寃經)’ 등이 여기에 속한다. 축원문은 ‘신장축원문(神將祝願文)’과 ‘가신축원문(家神祝願文)’으로 나눠지는데, 신장축원문은 신장의 위력을 칭송하고 신장의 활동을 독려하는 경문으로, 축사경과 같이 읽는다. 가신축원문은 가신(家神)인 성조, 조왕, 지신, 조상, 삼신 등에게 가정의 평안을 비는 경문이다.1)

라용삼의 무가로는 ‘부정경(不淨經)’, ‘보신경(保身經)’, ‘삼신경(三神經: 産神풀이)’, ‘조상경(祖上經)’, ‘향화혼(向和魂)’, ‘왕생경문(往生經文)’, ‘육갑해원(六甲解寃)’, ‘염불경(念佛經)’, ‘천도문(薦度文)’, ‘명당축원(明堂祝願)’, ‘성주풀이(成主풀이)’, ‘축원문(祝願文)’, ‘제석문풀이(帝釋文풀이)’, ‘칠성풀이(七星풀이)’, ‘삼신제왕(三神帝王)’ 등이다. 이 가운데 부정경과 명당경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부정경

금일금야 이 정성을 축원할제 부정경 일편이 없으리까. 온갖 부정 소멸할 때 동방 갑을 드는 부정 청제장군이 막아주고, 남방 병 드는 부정 적제장군이 막아주고, 서방 경신 드는 부정 백제장군이 막아내고, 북방 임계드는 부정 흑제장군이 막아내고, 중앙 무기 솟는 부정 황제장군이 막아낼 때, 자방에 드는 부정 축인방에 막아내고, 축인방에 드는 부정 묘방에 막아내고, 묘방에 드는 부정 진사방 막아내고, 진사방에 드는 부정 오방에 막아내고, 오방에 드는 부정 미신방에 막아내고, 미신방에 드는 부정 서방에 막아내고, 서방에 드는 부정 술야방으로 막아낼 때, 원방부정 근방부정 동외부정 동네부정 가외부정 가내부정 일시로 막아낼 때 사차가중 일문간속 몸주부정 막아내고, 강경법사 몸주부정 막아내고, 방중 여러 손님 몸주부정 막아낼 때, 귀로다 들은 부정 눈으로 본 부정 입으로 말한 부정 살생부정 해산부정 상문부정 일시로 소멸하라, 옴 급급여 율령사바하.

명당축원

어화천지 개창 후에 만물이 지생할 때 곤륜산 일지맥에 조선국이 생겼나니 금수강산 분명한데 금수강산 생겨날 때 십승지지 없을손가, 십승지지 찾으려고 유별천지 찾아들어 전후좌루로 살펴보니 무릉도원이 여기로다, 명당기구 찾을려고 팔도지관을 불러들여 양손에 쇠를 쥐고 동산후원 높이 올라 전후좌우를 살펴볼 때 동천을 굽어보니 각향자방 신미기는 삼팔목을 응하여서 자손봉이 비쳤으니 자손만당할것이요, 남천을 굽어보니 두우여허 우실벽은 이칠화를 응하여서 문필봉이 비쳤으니 문장재사가 날것이요, 서천을 굽어보니 사구금을 응하여서 재물봉이 비쳤으니 억만장자가 날 것이요, 북천을 굽어보니 정기유성 장익진은 일륙수를 응하여서 일웡봉이 비쳤으니 금척가중 일문권출 일월같이 밝히시고 해달같이 밝히시어 안과태평 하올테니 이런 명당 어디 있으며 이런 기지 어디 있을까, 나비 명당 부리터전 부리터전 나비명당 삼태육당 분명한 곳 역역히 가려내어 동서남북 역꾼불러 오륜삼강터를 닦고 곤륜산에 옥을 캐어 만년주축 묻어놓고 봉래산솔을 비어 하용창구(鳩)로 상량하고 팔궤연목 걸어놓고 육십사호 기와 얹어 이십사방 외를 엮어 오행정토로 발라놓고 인의예지로 장판하고 원형이정 도배하고 요자일월 반자눌러 순지건곤 단청한 후 고대광실 높은 집에 백자천손 탄생할 때 남자자손 낳거들랑 효자충신만 생겨나고 여자자손 낳거들랑 효부열녀만 생겨나서 금지옥엽 귀한 자손 일취월장 자라날 때 화조월석 좋은 때는 웃음으로 연화하고 매봉가절 좋을 때는 충으로다 맞이할 때 오동승판 거문고는 태평가를 노래하고 소상반죽 저 소리는 연풍가를 자랑하여 화락차탐 노닐 적에 금준미주는 천일주요, 고량진미는 반반진수로 차려놓고 일배일부 부일배에 삼배주로 전주할 때 당상백발 늙은 부모 청춘정성 하옵시고 슬하자손은 만세영이라 만수무강 하올 적에 동원도이 편시춘은 만물시행 춘절이니 슬하자손 어린 아기들 방초같이 자라나고 한국단풍 가을철은 만물성귀 추절이니 동서남북 허공중천 쌓인 재물 낙엽같이 쏟아지고 백설분분 은세계는 만물폐장 동절이니 금은옥백 좋은 재산 전후좌우 쌓아두고 태평세계 잘 사실 적에 1일 평균 열두 시간은 말과 뜻대로 되어가고 한달 그믐 삼십 일은 더 잘 되게 지나가고 1년 삼백육십 일은 태평세계 보내시면 명당덕택 아니실까, 명당축원 기원할 때 옥황대지 수명장수, 수명장수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하고, 인황대지 정복수, 정복수도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할 때, 남방화성 열화지, 열화지도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하고, 서방금성 부귀지, 부귀지도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하고, 북방화성 답수지, 답수지도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하고, 중앙성진은 장엄지, 장엄지도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하고, 계수나후 별건지, 계수 일성월성 애호지, 탐랑거문 장재소감 녹존문곡 홍인수 염천무곡 성수원 파건대성 만여위 일백이흑 만세지, 삼백사선은 의복지, 오황육백은 천재물, 칠적팔백은 지재물, 구자지신은 득구마, 오방대장은 로구지, 청룡백호는 득길인, 사명주관은 주음복, 명당기지는 부귀지, 회뢰천형 악역살, 여시여시 우여시 만세만세 수만세 수만세를 벌어다가 이 명당에 점지할 때, 천리명당 쓰러뜨리고 만리명기 끌어드려 동서남북 흐르는 재물 이 명당에 점지할 때, 쓰고 남게 점지하고 먹고남게 점지하여 안과태평 시킬 차로 다 각기 명당으로 춘위안정 하옵소서.

이상과 같은 라용삼 무가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무경의 형식이라기보다는 무경과 무가가 혼합된 양상으로 보인다. 즉 무가는 한문체의 반복적 리듬을 가지고 있어 그 소리만 들어서는 내용을 알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라용삼의 무가는 반복적인 한문체보다는 서술적 형식에 가깝다.

또한 무가를 구송한 무당이 진행하는 의례나 입무과정, 활동상에 대한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지 않아 위 자료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조사자가 일부러 누락시킨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앉은거리를 하는 법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옥추보경’ 등 4대 경문이 누락된 점도 위의 무가를 구송한 라용삼을 전형적으로 잘 학습된 앉은굿의 법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 한 가지 가능한 상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법사들의 무경을 학습하는 대신에 선무당들의 무가와 불경 등을 학습해 앉은거리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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