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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혼례

전통혼례는 서로 결혼의사를 타진하는 의혼(議婚), 혼인날짜를 정하는 납채(納采), 예물을 보내는 납폐(納幣), 혼례를 올리는 친영(親迎)의 네 가지 의례로 이루어진다.

의혼은 신랑집과 신부집이 서로 혼사를 의논하는 절차이다. 가문과 가풍을 중시한 한국의 전통 혼례식에서는 양가에서 중매인을 세워 상대방의 가문·학식·인품 등을 조사하고, 두 사람의 궁합을 본 다음에 허혼(許婚) 여부를 결정했다. 대개 신랑집의 청혼 편지에 신부집이 허혼 편지를 보냄으로써 의혼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양가 부모들만이 신랑·신부의 선을 보고 당사자들은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다.

납채는 혼약이 이루어져 사주를 보내고 연길(涓吉)을 청하는 절차이다. 신부집에서 허혼 편지나 전갈이 오면 신랑집에서는 신랑의 사주와 정식으로 결혼을 신청하는 서장(書狀)인 납채문(納采文)을 써서 홍색 보자기에 싸 보내고, 신부집에서는 사주를 받으면 신랑·신부의 운세를 가늠해보고 결혼식 날짜를 택하여 허혼서와 전안(奠雁)연월일과 납폐 시일을 기입한 택일(擇日)을 신랑측에 통지하는데 이것을 연길이라 한다. 사주단자는 길이 1자 3치(40cm), 너비 9치 2푼(28cm) 정도의 백지를 다섯칸으로 접어 그 한가운데에 육십갑자에 따른 생년월일과 출생시간을 쓴다. 이것을 흰 봉투에 넣은 다음 풀로 봉하지 않은 채 뚜껑을 접는다.

사주 봉투는 봉투 길이보다 아래위로 각각 1cm 정도 길게 잘라 중앙을 쪼갠 싸리나무 가지 사이에 끼우고 청실·홍실의 둥근 타래실을 위쪽으로부터 매듭지지 않게 옭아 묶는다. 이것을 사주보에 싼 뒤 ‘근봉(謹封)’이라 쓴 띠를 두른다. 사주보는 겉은 홍색, 안은 청색인 네모난 비단 겹보자기로 네 귀퉁이에는 금전지를 단다. 연길 편지를 받은 신랑집에서는 신랑의 의복 길이와 품을 적은 의제장(衣製狀)을 보낸다. 의제장은 편지를 동봉하며, 겉봉은 사주단자의 피봉과 같이 하고 앞면에는 ‘의양동봉(衣樣同封)’이라 쓴다. 이 절차를 장제회시(章製回市)라고 한다.

납폐는 연길과 의제장을 보내는 절차가 끝난 뒤, 신랑집에서 보통 결혼식 전날 신부용 혼수(婚需)와 혼서(婚書=禮狀) 및 물품목록을 넣은 혼수함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혼서는 신부에게는 무척 소중한 것으로 일부종사의 의미로 일생 동안 간직하였다가 죽을 때 관 속에 넣어가지고 간다고 한다. 신랑집이 가난한 경우 혼서와 함께 채단(采緞)만을 보낸다.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다른 옷감을 더 넣어 보내기도 하는데 이를 봉채라 한다.

혼수함은 바닥에 고운 종이를 여러 겹 깔고 우선 혼서를 넣는다. 옷감을 함 크기에 맞게 접어서 홍단, 청단의 순으로 넣는다. 위에 종이를 덮고 싸리나무 가지 등으로 살짝 눌러 준다. 함은 홍색 겹보자기로 싸되, 네 귀퉁이를 맞추어 묶지 않고 ‘근봉’이라 쓴 종이로 감는다. 함진아비가 함을 매고 갈 수 있도록 무명필로 어깨끈을 만든다. 혼수함을 보낼 때 신랑집에서는 봉치떡1)을 정성껏 찐 다음, 시루째 마루 위에 있는 소반에 갖다놓고 그 위에 혼수함을 올려놓았다가 지고 가게 한다.

아들을 낳고 내외간의 금실이 좋은 사람으로 함진아비를 정하여 홍단령을 입혀 함을 지고 가게 하고 서너 사람이 횃불을 들고 길을 인도한다. 신부집에서는 대청마루에 상을 놓고 그 위에 홍색 보자기를 깐 뒤 봉치떡 시루를 올려놓는다. 함진아비로부터 혼수함을 정중하게 받아 떡시루 위에 얹어놓는다. 신부집에서는 함진아비 일행에게 옷감이나 돈을 주고 음식을 후하게 대접한다. 함을 옆에 내려놓고, 함을 싼 홍색 겹보자기를 벗긴 후에 함 뚜껑을 열어 함 속에서 채단을 꺼낸다. 이때 청색 종이에 쌓인 홍단을 먼저 꺼내면 첫아들을 낳는다는 옛말이 있다.

친영은 전안례(奠雁禮)·교배례(交拜禮)·합근례(合巹禮)로 이루어져 있고, 이것을 합쳐서 초례(醮禮)라 한다. 이 예식은 신랑·신부가 처음으로 대면하여 백년해로를 서약하는 의식으로,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혼례를 치르고 신부를 맞아오는 예로 요즘의 결혼식이다. 주례자가 홀기(笏記)에 따라 식을 진행한다. 전안례는 신랑이 기럭아비와 함께 신부집에 도착하여, 신부의 어머니에게 기러기를 드리는 예이다. 기러기는 정절의 상징으로 한번 짝을 지으면 평생 동안 짝의 연분을 지키고 다른 짝을 돌아보지 않는다고 하여 백년해로의 징표로서 신랑이 신부의 어머니에게 드린다.

홍색 보자기에 쌓인 나무 기러기를 안은 기럭아비가 앞에 서고 신랑이 그 뒤를 따라 신부집에 도착하면, 신랑은 기러기의 머리가 왼쪽으로 가게 하여 기럭아비로부터 기러기를 건네 받아 문밖의 소반 위에 올려놓는다. 신랑은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신부의 어머니에게 절을 두 번 하면 신부의 어머니가 기러기를 안고 방으로 들어간다. 전안례가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초례청에서 처음으로 상대방을 상견하게 된다. 상견이 끝나면 신랑과 신부가 서로 상대방에게 절을 하는 교배례를 행한다.

교배례는 서로에게 백년해로를 서약하는 것으로 식장은 신부집의 대청이나 마당에 동서로 자리를 마련하고 병풍을 친 다음 초례상을 한가운데에 놓는다. 상 위에는 촛불 한 쌍을 켜놓고 송죽(松竹) 화병 한 쌍과 백미(白米) 두 그릇과 닭 한 쌍을 남북으로 갈라놓는다. 술상 두 개를 마련해두며, 세숫대야에 물 두 그릇을 준비하고 수건을 걸어놓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신랑이 초례청 동쪽 자리에 들어서고, 신부는 수모(手母 : 시중 드는 사람) 두 사람의 부축을 받아 바닥에 깔린 백포(白布)를 밟고 초례청 서쪽 자리에 들어선다. 신부의 수모가 신랑쪽 자리를 펴고 신랑의 시반(侍伴)이 신부쪽 자리를 펴면 신랑·신부가 초례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는데 처음으로 상견하는 순간이다.

상견이 끝나면 성스러운 혼례식에 임하면서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다는 의미로 신랑은 시반, 신부는 수모의 도움을 받아 세숫대야에 담긴 물에 손을 씻는다. 신부는 손을 씻는 흉내만 내고, 소맷자락 밖으로 손을 내놓지 않는다. 신부가 수모의 도움을 받으며 신랑에게 두 번 절을 하고 신랑은 답례로서 한 번 절을 한다. 신부가 신랑에게 다시 두 번 절하고 신랑이 다시 한 번 절한다. 신랑이 신부에게 읍하고 신랑과 신부가 각각 꿇어앉는다. 합근례는 술잔과 표주박에 각각 술을 부어 마시는 의례로 근배례(巹拜禮)라고도 한다.

처음 술잔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로서의 인연을 맺는 것을 의미하며, 표주박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 반으로 쪼개진 표주박은 짝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으며 둘이 합쳐짐으로써 온전한 하나를 이룬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신랑 왼쪽의 시반이 잔을 들고, 오른쪽의 시반이 술을 따르면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나서 시반이 들어준 잔을 집어 술을 마신다. 이어서 신부 오른쪽의 수모가 왼쪽 수모가 들고 있는 술잔에 술을 따르면 신부 왼쪽의 수모가 잔을 들어 신부의 입에 살짝 갖다 댄다.

신부 왼쪽의 수모가 표주박을 들면 신부 오른쪽의 수모가 술을 따르고 신부의 수모가 신랑에게 표주박을 갖다 주면,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나서 표주박을 들어 술을 마신다. 신랑 왼쪽의 시반이 표주박을 들면 신랑 오른쪽의 시반이 술을 따른 후 신랑의 시반이 신부의 입에 표주박을 갖다 대고 신부는 마시는 흉내만 낸다. 이것으로 합근례가 끝나고 혼례식의 절차가 모두 끝난다. 신랑과 신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양가의 친척과 여러 하객들에게 큰절을 한다.

방합례는 초례가 끝난 후에 신랑과 신부가 ‘신방’에 함께 들어가는 의식이다. 이때 신랑이 벗은 옷은 신부의 하녀가 받고, 신부가 벗은 옷은 신랑의 하녀가 받는다. 또 신랑 자리는 신부의 하녀가 펴고, 신부 자리는 신랑의 하녀가 편다. 이것은 두 사람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신방 엿보기’라 하여, 창호지문을 침 묻은 손가락으로 뚫고 신방을 엿보는 풍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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