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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임신(姙娠)과 출산은 가계의 계승이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선초기에만 하더라도 출가한 딸이 조상의 제사를 지내고 재산분배 과정에서 동일한 대우를 받았지만, 조선 후기로 갈수록 남자가 제사를 승계하고 재산의 차등적인 분배가 이루어지면서 가계를 계승하기 위해 아들을 낳아야 후손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는 관념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남아선호사상이 뿌리 깊어지고 그에 따른 많은 습속이 생겼다.

그래서 신부를 고를 때에는 성품이나 외모 외에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는 사람인가를 미리 알아보았다. 이것의 기준이 되는 것이 ‘십삼구(十三俱)’로서 영조 42년(1766)에 나온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보면, ①눈매가 길고 눈 끝이 젖지 않아야 하고, ②눈썹이 길고 이마가 펑퍼짐하며, ③콧날이 오똑하고 봉눈 같으며, ④목소리가 고르고 기가 족하며, ⑤피부가 광택이 나고 향취가 있으며, ⑥살결이 부드럽고 메마르지 않으며, ⑦얼굴은 거위나 벼룩을 닮고, ⑧어깨가 모나지 않고 등이 두툼하며, ⑨손이 봄에 돋아난 죽순 같고, ⑩손바닥이 붉으며, ⑪젖꼭지가 검고 굵으며, ⑫배꼽이 깊고 배가 두툼하며, ⑬엉덩이가 평평하고 배가 커야 한다고 되어 있다.

아들을 낳기 위해서는 합방하는 날짜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간지를 따져 봄에는 갑(甲)·을(乙), 여름에는 병(丙)·정(丁), 가을에는 경(庚)·신(辛), 겨울에는 임(壬)·계(癸)가 들어있는 날이 좋다고 여겼다. 주술적인 방법으로 ‘달힘마시기(吸月精)’를 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우주의 음기를 낳는 달의 기운을 마시면 출산력이 강해져 아들을 낳는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으로, 음력 초열흘부터 보름까지 닷새 동안 달이 점점 커질 때 갓 떠오르는 달을 보고 서서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다. 이밖에도 고추·달걀·수탉이나 황소의 생식기 같은 특정음식을 먹거나, 비고산(卑高散)이라고 하여 석불·망부석·제주도의 돌하르방 등의 코를 문질러 가루를 마시기도 하고, 남자아이를 많이 낳은 여자의 속옷을 사서 입기도 하였다. 또한 덕을 쌓거나 선을 베풀어 신을 감동시키려는 방법으로 겨울에 찬 냇물을 건너다니는 사람을 위하여 다리를 놓는 ‘노두놓기’를 하거나 동네 길을 고쳐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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