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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로 보는 여주시사

여주민속의 건강성

여주에서는 생활공동체인 마을을 단위로 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신앙과 의례, 노동, 놀이 등의 다양한 민속을 전승하여 왔다. 주민들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공동으로 참여하고 기획하여 이루어지는 민속문화의 전통은 여주 주민들의 삶 속에 서로 도와야 한다는 협동관념이 공동체의 행위규범으로 자리잡게 하였고, 동시에 지연(地緣)에 의한 연대관념을 강화하여 공동체 성원간의 일체감을 조성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민속놀이를 통해 일상 속에서 억눌려왔던 것들을 자유롭게 발산하고 해소함으로써 생활의 새로운 활력을 찾고, 동시에 다양한 예술적 창조행위를 통해 풍성한 민속예술을 가꾸어올 수 있었다.

특히 이러한 모든 활동이 행정기관의 주도와 지도로 마지못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에 의해 자치적으로 계획되고, 준비·진행된다는 점에서 여주의 민속은 매우 건강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에 의한 민속문화의 전승과 재창조는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행정기관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있어 관계기관의 관심이 요청될 만큼 여주의 민속은 건강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오늘날 여주의 민속으로 특기할 사항의 하나는 매년 개최되는 군민의 날 행사와 읍·면민의 날 행사이다. 이 행사는 군민 상호간의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고 애향심을 고취시켜 향토를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주에서는 1977년 9월 15일 군조례 제506호로 매년 10월 10일을 군민의 날로 제정하여 1977년부터 군민의날 행사를 실시해오고 있는데, 군민의 날 행사는 기념식, 문화행사, 체육행사로 이루어진다. 기념식에는 모범군민 및 효자·효부 등 130여 명을 표창하며, 문화행사로는 농악, 화관무, 태권도 시범, 에어로빅, 점동면 흔암리 ‘쌍용거줄다리기’ 등이 시연되고, 체육행사는 읍·면 대항 체육대회로 축구, 배구, 줄다리기, 마라톤, 이어달리기, 탁구, 테니스, 국궁, 태권도 등이 실시된다. 한편 읍·면민의날 행사는 각 읍·면에 따라 매년 혹은 격년제로 시행되는데, 그 성격은 군민의 날 행사와 비슷하다. 대개 기념식과 체육대회, 리별 장기자랑 등으로 진행되어 지역 주민들의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군민의날 행사나 읍·면민의 날 행사는 여주의 민속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 여주시 승격으로 2013년부터 군민의 날은 시민의 날로 명칭 변경)

그러나 이와 같은 군민의날 행사나 읍·면민의날 행사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의 하나는 민속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속은 민중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그들의 자발적 요구에 의해 창조되고 전승됨을 본질로 한다. 때문에 행정기관에서 주도하고 지원하는 행사가 일회적인 또는 단기적인 이벤트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오랜 세월 전승되는 기층문화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적잖은 관심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주의 관광거리 겸 새로운 민속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대신면의 ‘천서리 막국수 축제’는 관·민이 함께하는 사례로서 참고할 만한 경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매년 10월 초에 열리는 천서리 막국수 축제는 지역의 특산물인 막국수를 홍보하고 구성원 서로간의 친목을 다지고 발전을 기원하는 마당이 되고 있는데, 여주시의 지원 아래 천서리 상가번영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여주의 독특한 먹거리 문화의 하나인 천서리 막국수를 싼 가격에 판매하고, 도자기와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함과 아울러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여 지역화합 노래자랑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그런가 하면 민속문화에 대한 관심과 보존이 요청되는 부분도 남아 있다. 특히 유형·무형의 민속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요청된다. 관심과 보존이 요청되는 유형의 민속문화는 금사면 장흥리의 황주 변씨 고택을 예로 들 수 있다. 17세기 후반에 건축된 이 고택은 그 역사적 유래도 유래거니와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대단히 높은 건축물이다. 그러나 그 보존상태와 훼손 정도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게 하고 있다.

한편 무형문화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욱 시급하다. 여주의 경우 각 읍·면의 마을마다 동리농악이 활발하게 전승되어왔으나, 이들 동리농악을 이끌어온 이른바 ‘잽이’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는 그 명맥을 잇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다행히 일선 초·중등 교육기관에서 농악을 지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앞서 여주에서 전승되어온 가락과 장단, 사설을 하루속히 채록하여 정리하는 일이 시급하다. 생활방식의 변화와 함께 전통적인 생활 속에서 불려지던 우리의 전통적인 소리들이 더 이상 불려지지 않게 되자, 과거에 상고원을 맡았던 ‘쇠잽이’조차 노랫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 현재의 실상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여주지역에서 전해내려오는 민요(특히 노동요와 의식요, 유희요)와 각종 전설에 대한 체계적인 채록과 정리는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의 민속은 전반적으로 매우 건강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여주 주민들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민속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 스스로 우리의 민속을 새롭게 창조하고 계승해 나가고자 하는 애정과 열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애정과 열의의 결과가 민속문화와 전통문화의 면면한 전승, 새로운 창조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여주문화원과 시청 등 행정당국에서도 민속문화의 보존과 복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 여주의 민속은 건강하게 전승될 것으로 믿는다. 민속문화에 대한 여주 주민들의 애정과 열의가 행정당국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하여 하루속히 더욱 풍성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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